만개한 벚꽃나무 밑을 지난다. 40∼50년 된 벚나무들이 길가에 빽빽이 서 있다. 새하얀 꽃송이들이 겹겹이 포개지고 얽혀 두덩을 이룬다. 옆집 창가에도, 골목길 담 언저리에도, 산비탈에도, 화개천 계곡에도 벚꽃은 고개를 내민다. 슬쩍 하얀 소복자락 스치는 소리에 돌아보면 아무것도 없다. 눈에 들어오는 것 모두가 분홍빛 꽃물이 든 것 같다. 봄의 살비듬 콧잔등에 내려앉아 속살로 다시 스며든다.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“바람에 날리는 꽃 이파리를 보며 어찌 인생을, 사랑을, 노래하지 않고 견디겠는가.”라고 했다. 소설가 박완서 는 벚꽃이 피는 모습을 “봄의 정령이 돌파구를 만나 아우성을 치며 분출하는 것처럼 보인다.”고 표현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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